근심으로 가득 차
멈춰 서서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그것이 무슨 인생이랴.
나뭇가지 아래 멈춰 서서 양이나 젖소처럼
물끄러미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숲을 지나다가 다람쥐가 풀밭에
도토리 숨기는 것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한낮에도 밤하늘처럼 별들로 가득 찬
시냇물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미인의 눈길에 돌아서서 춤추듯 움직이는
발걸음을 지켜볼 시간이 없다면
눈에서 시작된 미소가
입가로 번질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면
근심으로 가득 차
멈춰 서서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불쌍한 인생 아니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