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신 카이로스(KAIROS)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의 아들 카이로스의 모습은 무척이나 독특합니다.
앞머리는 숱이 무성한 대신 뒷머리는 대머리이며,
어깨와 양발 뒤꿈치에는 날개가 달려있을 뿐만 아니라
양손에는 저울과 칼을 들고 있습니다.
신화의 등장인물의 모습은 대부분 은유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카이로스의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그를 발견한 자가 그의 머리채를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하네요.
그러나 그의 뒷머리는 대머리이기 때문에
머리카락을 붙잡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발에 날개가 달려있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고 합니다.
한번 지나가면 다시는 잡을 수 없는 것
그리스 사람들은 이것을 기회라고 보았습니다.
프란체스코 델 로시(Francesco del Rossi)의 프레스코화의 일부분입니다.
확대부분입니다.
카이로스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저울과 칼 인데요,
그것은 기회가 다가왔을 때 해야하는 행동을 의미합니다.
저울과 같이 정확한 판단을 내리고,
칼과 같이 날카로운 결단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
그것이 기회를 만났을 때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벌거벗은 이유는
쉽게 눈에 띄기 위함이고,
내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보았을 때 쉽게 붙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며,
내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는 사람들이 나를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어깨와 발에 날개가 달린 이유는
그들 앞에서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해서이다.
나의 이름은 기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