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서답하지 말고 묻는 것만 답하세요! 남편이 채널을 돌려가며 TV를 보고 있는데 아내가 옆에 앉아서 물었다. “TV에 뭐 나와?” 남편이 대답했다. “먼지.” 그래서 부부싸움은 시작되었다.
남편이 아내에게 물었다. “우리 결혼기념일에 어디 가고 싶어?” 아내는 “오랫동안 가보지 못한 곳에 가고 싶어!”라고 답했다. 그러자 남편이 제안했다. “부엌에 가보는 건 어때?”그래서 부부싸움은 시작되었다. 좀 작위적으로 만든 문장들이지만 상대방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즉 잘 듣지 않고 엉뚱한 답을 하는 예들이다.
새해를 맞아 우리의 대화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대화에 관한 글을 연속으로 준비해 보았다. 첫번째 글에서는 대화의‘내용’도 중요하지만, 말하는 방법 즉‘스타일’의 중요함을 살펴 보았다. 두번째 ‘자각의 수레바퀴 Awareness Wheel’에 대한 글에서는 문제 또는 상황에서 경험한 것을 말하는 기술로‘자기 대화 Self-talk’를 살펴 보았다.(시카고 치유목회상담원에서 채규만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를 강사로 초청해 개최했던 부부대화1 Workshop‘협동적 결혼 기술 Collaborative Marriage Skills’-Interpersonal Communication Programs, Inc- 의 중심 내용)
세번째는‘듣기’에 관한 글이다. 말하는 방법/스타일이 있듯이 듣기에도 스타일이 있다. (스타일Ⅰ 습관적 듣기 Conventional Listening, 스타일Ⅱ 평가적/대응적 듣기 Evaluative/Reactive Listening, 스타일Ⅲ 탐색적 듣기 Explorative Listening, 스타일Ⅳ 경청하기 Attentive Listening) 오늘은 스타일Ⅲ까지 다루고 다음에 스타일Ⅳ를 소개하려고 한다(도표 참조).
스타일Ⅰ 습관적 듣기는 일상적 이야기나 일에 관해 흥미를 보이는 방식이다. 편안하고 즐거운 대화가 가능하나 중요한 정보를 아는 것은 쉽지 않다. 때로 건성으로 듣는 것은 더 중요한 대화로 바꾸기를 바라거나 대화에서 떠나고자 하는 표시가 될 수 있다. 특히 말하는 사람이 더 깊은 반응을 원한다면 울분을 촉발시킬 수도 있다.
스타일Ⅱ 평가적/대응적 듣기는 대화를 장악하고 논쟁하기 위하여 상대방의 말에 끼어들거나 질문을 던진다. 시간이 짧고 빨리 결정해야 할 때, 중요한 정보를 얻기에는 너무 오래 시간이 걸려 제어를 하게 되는 경우이다. 들으면서 속으로 반박할 말을 준비해‘그것은 옳다, 틀렸다. 좋다. 나쁘다. 영리하다. 어리석다’는 식의 판단을 한다. 많은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낳는데, 정보를 주고받기보다는 누가 옳은지 그른지를 경쟁하는 힘겨루기가 된다.
나아가 나쁜 감정을 불러 일으키고 관계를 해치는 위험이 뒤따른다. 즉 스트레스, 긴장, 좌절, 분노, 방어적인 행동을 일으킨다. 평가적/대응적으로 들을 때, 말하는 사람의 경험보다는 듣는 사람 자신의 경험에 더 많이 집중하여 자신의 입장과 중심을 지키는 것이다.
스타일Ⅲ 탐색적 듣기는 적절한 질문을 통하여 정보를 찾는 방법이다. 첫째로 yes / no 폐쇄형 질문은 효율적인 반면 정보가 제한되고, 많은 경우 스타일Ⅰ의 일상적 말하기나 일 중심 말하기와 함께 습관적 듣기에서 사용된다. 예를 들어, “차에 기름은 충분히 있어요?”(예 또는 아니오), “너는 즐겁니?”(예 또는 아니오), “집으로 오겠니 아니면 가게에 있을 거니?”(집 또는 가게)와 같은 질문들로 ‘동사’-이다, 있다, 있었다, 하였다, 가진다, 할 수 있었다, 할 것이다, 해야겠다-로 시작하는 질문은 양자택일의 대답을 하게 만든다.
둘째는 개방형 질문이다. 예를 들어, “누가 그들 집에 있었니?” 또는 “어디에 있니?”(감각정보), “당신은 그것에 대해 무슨 생각이 드세요?”(사고), “당신은 그 결정에 대해 어떻게 느낍니까?”(감정), “당신은 언제 가고 싶어요?”(소망), “당신은 무엇을 할 겁니까?”(행동)와 같은 질문들로서‘동사’형태에‘누구’,‘무엇’,‘어디에서’,‘언제’,‘어떻게’를 붙이면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내는 개방형 질문이 된다.
개방형 질문을 좀더 구체적으로 하려면‘누구’,‘무엇’,‘어디’,‘언제’,‘어떻게’(‘왜’는 제외)를 지난 번 글에서 소개한 자각의 수레바퀴 Awareness Wheel의 각 영역과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아무 때나 도움이 될 유용한 정보를 알아 내려는 조사 질문은 곤란하고, 말하기 지도이면서 동시에 유용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얻도록 하는 듣기 지도가 되는 자각의 수레바퀴 Awareness Wheel는 지도에 빠진 정보를 채우는 것뿐 아니라 정보를 구조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도표 참조).
스타일Ⅲ 탐색적 듣기는 대화 상대방이 말이 없는 경우 말을 하도록 촉진하는 데 쓰인다. 반면, 말이 많은 경우에는 초점을 맞추도록 돕기 위해 조직화하는 데 쓰인다. 또, 질문을 통해 생각을 모으고, 의사를 결정하고, 문제를 탐색하고, 해결책을 조사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긍정적 영향이 있다. 반면, 의도적이든 의도하지 않았든,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 흐름을 일시적으로 막거나 중요한 정보에서 대화가 벗어나거나 말하는 사람의 주제에서 듣는 사람의 관심사나 경험으로 초점이 이동하는 위험성이 있다. 그러므로, 너무 일찍 또는 너무 많이 질문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동의/반대하기 vs. 이해하기 위한 듣기) 듣는 입장이 되면 내가 주도하고 있는가? 아니면 상대방의 주도에 따라가고 있는가? 또, 동의/반대를 위해 듣고 있는가? 아니면 이해하기 위해 듣고 있는가? 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도표 참조).
스타일Ⅱ 평가적/대응적 듣기는 동의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엄격하게 듣는 경우이다. 평가식 듣기는 판단하기 위해 따라가고, 대응적 듣기는 받아들이거나 거부하게 하려고 주도한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적절한 정보의 개방을 방해한다. 스타일Ⅲ 탐색적 듣기는 질문하는 과정을 통해 주도하는 면이 있지만, 이해하기를 추구한다. 질문을 주도하기 때문에 정보를 발견하거나 놓칠 수 있다. 스타일Ⅳ 경청하기는 따라감으로써 이해하기를 추구한다. 말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동의하거나 반대하지 않고, 더 많이 이해하도록 이끌 수 있다. 정보를 제한하기보다 촉진하고, 풍부한 내용을 얻게 하고 스트레스를 줄이고 관계를 강화시킨다. 스타일Ⅳ 경청하기는 그 중요도와 분량 때문에 다음에 소개한다.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거니와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 My dear brothers, take note of this: Everyone should be quick to listen, slow to speak and slow to become angry”(야고보서 1:19).
“사연을 듣기 전에 대답하는 자는 미련하여 욕을 당하느니라 He who answers before listening-that is his folly and his shame”(잠언 18:13).
대화 하면 흔히 말하는 것을 생각하는데 오늘은 듣는 것을 알아 보았다. 잘 듣는 것에서 대화는 시작되는 법이다. 또, 건성으로 듣는 습관적 듣기나 판단하는 평가/대응적 듣기보다는 좀 더 이해하고 경청하는 탐색적 듣기와 경청하기로 대화가 나아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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