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작품은 최고의 환경에서 나오는 법입니다. 하지만 이때 최고의 환경이란 금전적인 뒷받침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작품을 만드는 이들의 열정과 정성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고의 환경을 통해 최고의 작품을 만드는 사람으로 일본의 유명한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를 들 수 있습니다. 그는 영화계에서 알아주는 대감독이지만 촬영현장에서는 전혀 거만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늘 스튜디오에 가장 먼저 도착해 무대장치를 닦고 점검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나중에 도착한 스태프들은 그런 감독의 모습에 어쩔 줄 몰라 했다고 합니다.
무대장치를 닦고 점검하는 감독의 모습을 보고 조명기사는 열심히 조명을 닦고, 카메라맨은 열심히 카메라를 닦습니다. 음향기사 역시 질세라 녹음기를 닦고 말입니다. 그리고 실제 촬영에 들어가면 자신이 점검하고 닦은 기구로 조명기사는 빛을 잘 비추려고, 카메라맨은 좋은 영상을 찍으려고, 음향기사는 좋은 음을 담으려고 눈을 반짝이며 일에 열중합니다. 이러한 스태프들의 열의는 배우에게도 전염되어 배우 역시 최고의 연기를 보이기 위해 노력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에는 권위의식이나 거만함이라곤 없이 솔선수범을 보이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있는 것입니다. 그의 영화가 호평을 받고 관객의 사랑을 받는 비결도 모두 여기에 있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