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길가에 앉아서
아내가 생머리만 하길 원하는 남편이 있었다. 어느 날 아내가 의논도 없이 파마를 하고 왔다. 남편은 아내의 파마 머리를 보고 큰 소리로 말했다. “아니, 내 허락도 없이 누가 파마하래?” 남편의 말에 기분 상한 아내가 대꾸했다. “그럼 당신은 왜 내 허락도 없이 대머리가 됐어?”
대화는 ‘대’놓고 ‘화’내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처럼 싸움을 위한 것이 아니다. 대화 가운데 서로 존중하고 따뜻함이 넘쳐나면 좋으련만, 한편이 공격하고 다른 편이 맞받아치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대화를 잘하는 것은 남녀노소, 지위고하,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참 쉽지 않은 것을 본다. 새해를 맞아 대화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연속으로 준비해 본다. (* 시카고 치유목회상담원에서 채규만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를 강사로 초청하여 개최한 부부대화1 Workshop‘협동적 결혼 기술 Collaborative Marriage Skills’-Interpersonal Communication Programs, Inc- 을 중심으로 한 내용을 소개한다.)
우리가 대화할 때 하는 말은 2가지 요소를 포함한다. 첫째로 무엇을 말할까 하는 ‘내용’이고, 둘째로, 말하는 방법 즉 스타일이다. “당신이 무엇을 말하는가에 따라서 차이를 드러내지만, 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당신의 스타일- 당신이 어떻게 무슨 말을 하는가입니다. 언어적이고 비언어적인 대화 스타일은 명령적이거나 관계적인 메시지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메시지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당신이 농담을 하는지, 화가 났는지, 결정을 못하고 있는지, 또는 진지한지-를 알려 줍니다. 또한, 그것은 배려하거나 배려하지 않는 태도를 전달하기도 합니다. 많은 ‘대화의 실패’는 그 상황에서 적절하지 못한 대화 스타일을 사용한 데서 기인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듣기 스타일도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듣는가에 따라서 다른 사람들이 나누고자 하는 정보의 질이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1장 대화 스타일 선택하기 11쪽)
첫번째 글에서는 대화 스타일 중에서 말하기 스타일에 관해 알아 본다.
(스타일Ⅰ – 일상 생활 말하기 Small Talk / 일 중심 말하기 Shop Talk)
‘일상 생활 말하기 Small Talk’는 “안녕하세요?”(인사), “요즘 날씨 좋습니다”(뉴스, 날씨, 스포츠) 이외에 그날의 사건이나 경험 나누기, 가볍고 악의 없는 농담을 나누는 대화이다. 즉, 일상적인 정보를 교환하는 대화 스타일이다. 서로 교감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대화가 없다면, 시간이 갈수록 사이가 더 멀어지게 된다.
‘일 중심 말하기 Shop Talk’는 “게임이 오후 1시에 시작하니까 우리는 거기에 12시 반까지 가야 할까요?”(계획, 스케줄), “편도선이 붉게 보여도 검사 결과는 문제가 없다고 해요”(사실, 관찰) 이외에 체크, 확인하는 대화이다. 즉, 업무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일에 관한 대화를 말한다. 일을 진행하고 조직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이런 대화만 하면 관계는 생기를 잃게 된다.
(스타일Ⅱ – 통제식 말하기 Control Talk, 다툼식 말하기 Fight Talk, 앙심 품고 말하기 Spite Talk)
‘통제식 말하기 Control Talk’는 “집에 오는 길에 세탁소에 들러 주세요”(명령), “비타민 C를 섭취하세요. 그러면, 감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충고, 해결책) 이외에 지시, 평가, 주의, 경고하는 대화이다. 즉, 상황을 장악하려는 의도-잘 알고 권위적인 자세를 전달하기-를 가지고 있다. 이런 대화 방식에서는 지시하고, 명령하고, 보고하려고 한다. 그룹 속에서 한 사람 또는 모두가 통제식 말하기를 계속하는 경우는 관계 속에서 권력 투쟁이 지속된다는 신호이다.
‘다툼식 말하기 Fight Talk’는 “당신은 한 번도 행동하기 전에 생각한 적이 없어”(비판),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나는 제대로 했어”(방어) 이외에 비난, 공격, 꾸짖기, 위협, 협박, 요구, 명령, 논쟁하는 대화이다. 즉, 상대방에게 위협을 가하거나 자신을 방어함으로써 변화를 강요하려고 노력한다. 적극적이고, 흥분되고, 공격적인 스타일로 상대방에게 권력을 행사하기 위한 대화이다. 상대방과 다툼식 말하기를 하는 것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신호이다.
‘앙심 품고 말하기 Spite Talk’는 “그렇게 똑똑하면 당신이 직접 하지 그래”(쏘아 붙이기), “내가 항상 당신한테 옷을 챙기라고 말해야만 해?”(바가지 긁기) 이외에 비꼬는 냉소, 불평, 푸념, 변명, 벽 쌓기, 부정하는 대화이다. 즉, 간접적으로 누군가 또는 어떤 것을 끌어내리려고 시도한다. 수동적이고 하나씩 끌어내리는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상대방의 밑에서도 권력을 행사한다. 상대방에게 앙심을 품고 말하는 것은 다툼식 말하기와 같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신호이다.
(스타일Ⅲ – 탐색적 말하기 Search Talk)
‘탐색적 말하기 Search Talk’는 “혹시라도 우리가 계획을 너무 분주하게 세운 것은 아닐까요?”(문제 확인), “우리는 8개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어요”(배경 정보), “대략 일주일 정도 더 생각해 보면 어떨까?”(제안) 이외에 분석, 원인 고려, 의견, 설명, 해석, 추측하는 대화이다. 즉, 개방적이고 합리적인 대화 방식이다. 사실을 확인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전반적인 견해를 갖도록 큰 그림을 보게 한다. 상대방과 탐색적인 말하기를 하는 것은 문제에 접근하면서 대처하려는 의지를 보여 준다.
(스타일Ⅳ – 자각적 말하기 Awareness Talk)
‘자각적 말하기 Awareness Talk’는 “내가 받은 인상으로 볼 때, 우리가 서로 극단적인 입장에 처해 있다는 거예요”(차이 인정), “내 생각에는 당신이 우리 가족의 어려움을 훌륭하게 잘 견뎌냈어요”(지지 피드백), “우리가 최근 소비한 것에 대해 걱정스러워요. 조정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싶어요”(문제 확인/예상) 이외에 불만족 사항 표현, 변화 시도 추구, 지지, 축복, 희망/꿈/계획 나누기, 감사 표현, 사과/용서를 요청하는 대화이다. 즉, 어떤 상황에 관한 경험의 모든 부분을 공개하는 것이다. 다른 스타일에서 말하지 않았던 정보-특히, 감정, 소망, 그리고 행동하려는 의지-를 밖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이 스타일은 내부에서 힘을 만들어내어 그 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눈다. 자각적 말하기를 사용하면 그룹에서 나 자신 또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들을 더 깊은 수준에서 토론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앞서 말한 우스갯소리처럼 대화의 목적은 ‘대’놓고 ‘화’내는 싸움이 아니다. 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속담처럼 대화 내용이 중요하기에 오늘은 말하는 스타일에 초점을 맞추어 보았다.
“너희 말을 항상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고루게 함같이 하라 그리하면 각 사람에게 마땅히 대답할 것을 알리라 Let your conversation be always full of grace, seasoned with salt, so that you may know how to answer everyone.” (골로새서 4:6)는 말씀처럼 올 한해 나 자신부터 말하기 스타일 Ⅰ~Ⅳ를 적절히 잘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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